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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시대의 오락과 놀이 문화

by goggum 2025. 3. 12.

고려 시대는 불교를 국교로 삼아 종교적 행사가 많았지만, 그 속에서도 다양한 오락과 놀이 문화가 발전했다. 귀족과 왕족뿐만 아니라 평민들까지 다양한 놀이를 즐겼으며, 연등회와 팔관회 같은 국가 행사에서는 온 백성이 함께 모여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고려 시대의 오락 문화는 단순한 즐길 거리만이 아니라 사회적 교류의 장이기도 했으며,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전통 놀이의 기초가 되기도 했다. 이번 글에서는 고려 시대 사람들이 즐겼던 놀이와 오락 문화에 대해 살펴보겠다.

고려 시대의 오락과 놀이 문화
고려 시대의 오락과 놀이 문화

 

고려 시대의 궁중과 귀족들의 오락 문화

 

고려의 왕실과 귀족들은 화려한 생활을 즐겼고, 그들의 오락도 상당히 수준 높은 문화적 요소를 담고 있었다. 왕궁에서는 연회와 함께 음악과 춤이 어우러졌으며, 사냥과 승마 같은 귀족 스포츠도 인기가 많았다.

연회와 음악, 춤
고려의 궁중과 귀족 사회에서는 잔치와 연회가 자주 열렸고, 이 자리에서는 음악과 춤이 빠지지 않았다. 고려의 궁중 음악은 당나라와 송나라의 영향을 받아 발전했으며, 대표적인 궁중 음악으로는 아악, 당악, 향악이 있었다.

특히 궁중 연회에서는 검무(劍舞) 같은 전통 무용이 공연되었으며, 이는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다. 또한, 귀족들은 거문고나 가야금 같은 전통 악기를 연주하며 문인들과 함께 시를 읊고 풍류를 즐기기도 했다.

승마와 매사냥
고려 귀족들은 승마와 사냥을 매우 좋아했다. 당시 말은 군사적인 용도뿐만 아니라 사냥과 오락 활동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왕실과 귀족들은 정기적으로 사냥을 나갔다. 특히 매사냥(독수리를 이용한 사냥)은 고려 시대 귀족들이 선호하는 스포츠였다.

고려 시대에는 응방(鷹坊)이라는 매사냥 전문 기관이 존재했으며, 왕실에서 직접 운영했다. 이 기관에서는 사냥용 매를 훈련하고 관리했으며, 귀족들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매사냥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왕과 귀족들의 권위를 상징하는 요소이기도 했다.

바둑과 장기
고려의 귀족과 학자들은 바둑과 장기를 즐겼다. 바둑은 당나라를 통해 고려에 전래된 후 상류층 사이에서 유행했으며, 장기 또한 전략적 사고를 요구하는 놀이로 인기가 많았다. 고려 시대에는 고도의 지적 활동을 요구하는 놀이가 귀족 사회에서 중요한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고려의 민속놀이와 대중 오락

귀족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도 다양한 놀이와 축제를 즐겼다. 고려 시대의 민속놀이는 농경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으며, 지역마다 특색 있는 놀이 문화가 발달했다.

연등회와 팔관회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대규모 국가 행사로는 연등회(燃燈會)팔관회(八關會)가 있었다. 이 두 행사는 단순한 종교 행사가 아니라 왕실과 백성이 함께 어우러지는 국가적 축제이자 외교 행사로도 기능했다.

연등회는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는 불교 행사로, 불교를 숭상하던 고려에서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날은 전국에서 연등을 밝히고 거리 행진과 불교 의식이 이루어졌다. 특히 개경과 서경에서 열리는 연등회는 왕실과 귀족, 백성들이 함께 참여하는 큰 축제였다.

팔관회는 불교와 토속 신앙이 결합된 행사로, 왕이 하늘에 제사를 올리고 신하와 외국 사신들이 모여 국가의 번영을 기원하는 의식이었다. 고려 왕실에서는 외교적 행사로 팔관회를 활용했으며, 각국의 사신들이 참여하여 고려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연등회와 팔관회는 고려의 종교, 정치, 외교가 어우러진 중요한 행사로, 국가의 안녕과 단합을 다지는 의미를 가졌다. 이러한 전통은 이후 조선 시대에 일부 변형되었지만, 오늘날에도 연등회는 불교 문화의 중요한 행사로 남아 있다.

씨름과 석전
씨름은 고려 시대에도 매우 인기 있는 민속놀이였다. 추석이나 명절이 되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씨름 대회를 열었고, 승자에게는 곡식이나 소 같은 상품이 주어졌다. 고려 시대의 씨름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마을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역할도 했다.

또한 고려인들은 석전(石戰)이라는 돌싸움을 즐겼다. 이는 두 개의 마을이나 단체가 나뉘어 돌을 던지며 싸우는 놀이였으며, 일종의 전쟁 시뮬레이션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석전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군사 훈련의 의미도 있었고, 고려 사회에서는 남성들이 참여하는 주요 놀이 중 하나였다.

널뛰기와 그네뛰기
널뛰기와 그네뛰기는 고려 시대 여성들이 즐겼던 놀이로, 주로 명절이나 축제 기간에 행해졌다. 널뛰기는 긴 판자 위에서 서로 마주 보고 뛰는 놀이이며, 이는 나중에 조선 시대까지 이어졌다.

그네뛰기는 고려 시대 상류층 여성들이 즐겼던 놀이로, 높은 곳에서 그네를 타면서 아름다운 동작을 선보이는 방식이었다. 이 놀이를 통해 여성들은 실내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었다.

고려 시대의 유희와 연극 문화

고려 시대에는 단순한 놀이뿐만 아니라 연극과 곡예, 탈춤 같은 공연 문화도 발달했다.

탈춤과 광대극
고려 시대의 대표적인 공연 예술 중 하나는 탈춤(假面劇)이었다. 탈춤은 여러 명의 배우가 탈을 쓰고 특정한 스토리를 연기하며 춤을 추는 형식이었다. 이 공연은 주로 마을 축제나 국가 행사에서 이루어졌으며, 때로는 귀족 사회를 풍자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광대극(광대들의 연극) 또한 고려 시대의 인기 있는 공연이었다. 광대들은 장터나 축제에서 곡예와 마술을 선보이며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이러한 공연 문화는 고려 시대 사람들에게 단순한 오락 이상의 의미를 가졌으며,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했다.

곡예와 줄타기
고려 시대에는 곡예사들이 등장하여 줄타기 같은 공연을 선보였다. 고려 후기에는 중국과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공연 문화가 들어왔으며, 이는 고려의 오락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줄타기는 고려의 궁중 연회에서도 행해졌으며, 귀족과 왕족들도 이러한 공연을 즐겼다.

고려 시대의 오락과 놀이 문화는 단순한 유희를 넘어 사회적, 종교적, 군사적 요소와 연결되어 있었다.

궁중과 귀족들의 오락 문화에서는 연회와 음악, 춤, 승마, 매사냥, 바둑과 장기 같은 지적 놀이가 주를 이루었으며, 민속놀이와 대중 오락에서는 연등회와 팔관회 같은 국가적 행사뿐만 아니라, 씨름, 석전, 널뛰기 같은 민속놀이가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유희와 연극 문화에서는 탈춤, 광대극, 줄타기 같은 공연 예술이 발전하며 고려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고려의 오락 문화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것들도 많으며, 이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앞으로도 고려 시대의 다양한 문화가 재조명되어 현대인들에게 더욱 친숙한 역사로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